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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경/신약로마서

로마서 8:26–27 강해

by BibleMeditation 2025.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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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의 중보, 우리의 연약함을 돕는 은혜

로마서 8장 26절과 27절은 하나님 백성의 연약함을 성령께서 어떻게 도우시며, 우리의 기도를 어떻게 이끌고 간구하시는지를 감동 깊게 보여줍니다. 앞선 절들에서 바울은 성도들이 장차 올 영광을 소망하며 인내하는 고난의 현실을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 고난 가운데 피조물도, 성도 자신도 탄식한다고 했습니다. 이제 바울은 성령께서도 탄식하시며, 우리의 기도를 도우시는 중보자로서의 사역을 설명합니다. 이 말씀은 고난과 연약함 속에서도 신자는 결코 홀로 있지 않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는 복음의 위로입니다.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함께하시는 성령 (8:26)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가 마땅히 빌 바를 알지 못하나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 (8:26)

 

바울은 '이와 같이'(Ὡσαύτως)라는 접속사로 앞서 말한 탄식의 흐름을 이어갑니다. 피조물의 탄식, 성도의 탄식에 이어 이제 성령의 탄식이 더해집니다. 바울은 고난과 연약함 가운데 살아가는 신자의 현실을 직시하면서, 그 가운데서 성령께서 우리를 위해 어떻게 역사하시는지를 설명합니다.

 

‘성령도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신다’는 이 말씀은 성령의 사역이 단지 외적인 인도나 능력의 부여가 아니라, 깊은 공감과 동행의 차원임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도우신다’(συναντιλαμβάνεται)는 헬라어 동사는 '함께 짐을 들어 올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성령께서 우리의 연약함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우리 곁에서 짐을 함께 지시는 분이심을 나타냅니다.

 

바울은 이어서 “우리가 마땅히 빌 바를 알지 못하나”라고 고백합니다. 여기서 ‘마땅히’(καθὸ)라는 말은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다는 의미이고, ‘빌 바’는 기도의 내용입니다. 곧, 우리의 연약함은 단지 육체적 한계만이 아니라, 기도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무지와 한계를 포함합니다. 우리는 종종 무엇을 구해야 할지도 모르고, 어떤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야 할지도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성령은 이 기도의 빈자리를 채워주십니다. ‘말할 수 없는 탄식’(στεναγμοῖς ἀλαλήτοις)은 인간의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고통과 애절함을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성령께서 우리의 마음 깊은 곳,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고통의 자리에서, 우리가 말하지 못하는 것까지 대신 느끼시고, 대신 말씀드리고 계십니다.

 

성령의 탄식은 하나님과의 단절이 아닌, 그분의 뜻을 이루고자 하는 깊은 갈망에서 비롯된 탄식입니다. 이는 죄로 인해 망가진 이 세상과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나님의 나라를 향한 갈망이며, 동시에 우리 안에서 이루어질 하나님의 뜻에 대한 강한 열망입니다. 성령께서 친히, 직접, 중보자로 우리를 위해 기도하신다는 이 사실은 신자에게 크나큰 위로와 담대함을 줍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간구하시는 성령 (8:27)

“마음을 살피시는 이가 성령의 생각을 아시나니 이는 성령이 하나님의 뜻대로 성도를 위하여 간구하심이니라” (8:27)

바울은 이제 성령의 간구가 단지 감정적 동정이나 모호한 중보가 아님을 분명히 합니다. 성령의 기도는 하나님의 뜻과 완벽히 일치합니다. 여기서 '마음을 살피시는 이'(ὁ ἐραυνῶν τὰς καρδίας)는 하나님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하나님의 전지성과 깊은 지식을 강조합니다. 하나님은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시는 분이시며, 동시에 성령의 마음도 아십니다.

 

‘성령의 생각’(τὸ φρόνημα τοῦ πνεύματος)은 성령의 의도, 뜻, 의지를 의미합니다. 이는 성령께서 단지 감정적인 존재가 아니라, 지성과 의지를 지니고 계신 인격적 존재라는 점을 드러냅니다. 하나님은 성령과 완전한 교통 가운데 계시며, 성령께서 하시는 간구는 언제나 하나님의 뜻과 일치합니다.

 

‘하나님의 뜻대로’(κατὰ θεὸν)라는 표현은 성령의 중보가 인간의 욕망이나 편의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하시고 온전하신 뜻을 따라 이루어진다는 선언입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 자주 실수하고, 하나님의 뜻을 오해하거나 자기 중심적인 내용을 담지만, 성령의 중보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성령은 하나님의 뜻을 완벽히 알고, 그 뜻을 따라 우리의 삶과 상황에 가장 합당한 간구를 드리십니다.

 

그리고 그 간구는 ‘성도를 위하여’ 드려집니다. 여기서 성도는 단지 거룩해진 존재만이 아니라, 하나님께 구별된 자, 하나님의 백성으로 부름받은 자를 가리킵니다. 성령께서 이들을 위해 쉬지 않고 간구하신다는 사실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결코 홀로 기도하지 않는다는 놀라운 진리를 선포합니다.

 

성령의 도우심은 기도의 능력입니다

이 두 절의 말씀은 성도에게 기도의 자리에서 얼마나 큰 은혜와 보증이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우리는 기도할 때 종종 부족하고 연약하며, 방향을 잃기 쉽습니다. 때로는 낙심하고, 때로는 말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것조차 힘겨울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에 성령께서 함께 계십니다. 우리가 드러내지 못한 깊은 탄식을 성령께서 감당하시고, 그 탄식을 하나님의 뜻에 맞게 간구로 바꾸어 하나님께 올려드리십니다.

 

바울은 단지 교리적으로 성령의 사역을 설명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성도의 삶 한가운데서 성령의 실제적인 도우심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삼위일체 사역 가운데 성령께서 감당하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이며, 우리의 구원이 결코 인간 중심의 행위가 아니라, 삼위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에 근거한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기도는 우리가 하나님께 나아가는 통로이지만, 동시에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서 일하시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성령은 그 자리에 오셔서 우리를 대신해 기도하시며, 하나님의 뜻을 우리 안에 이루어 가십니다. 그러므로 기도는 결코 고립된 영적 활동이 아닙니다. 그것은 성령과의 깊은 교통이며, 하나님의 마음을 우리 안에 심어가는 은혜의 시간입니다.

 

결론

로마서 8장 26절과 27절은 성령께서 우리의 연약함을 어떻게 도우시는지를 보여주는 위대한 복음의 선언입니다. 우리는 기도조차 제대로 드릴 수 없는 존재지만, 성령께서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해 친히 간구하십니다. 그리고 그 간구는 하나님의 뜻에 완벽하게 일치하며, 성도를 위한 가장 깊고도 정확한 중보입니다. 이 진리는 고난과 연약함 가운데 있는 성도들에게 크신 위로와 확신을 줍니다. 우리는 혼자 기도하지 않습니다. 성령께서 우리 안에서, 우리를 위해, 하나님 앞에 항상 기도하고 계십니다. 이 은혜 안에서 우리는 날마다 담대히 하나님의 보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로마서 8장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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