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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경/신약로마서

로마서 8:12–17 강해

by BibleMeditation 2025.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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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자녀로서 살아가기

로마서 8장 12절부터 17절은 성령 안에서 살아가는 자의 정체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성도의 본질적인 신분이 ‘하나님의 자녀’라는 놀라운 사실을 선포합니다. 바울은 성령의 내주가 가져오는 새로운 삶의 방식과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면서, 성도는 더 이상 육신의 빚진 자가 아니며,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양자된 자녀로서 하늘의 유업을 함께 상속받는 자라는 복된 현실을 드러냅니다. 이 말씀은 신자들이 가진 참된 정체성과 특권, 그리고 그에 따르는 책임에 대해 깊은 인식을 갖게 합니다.

 

육신에게 빚진 자가 아닙니다 (8:12–13)

“그러므로 형제들아 우리가 빚진 자로되 육신에게 져서 육신대로 살 것이 아니니라. 너희가 육신대로 살면 반드시 죽을 것이로되 영으로써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리니” (8:12–13)

 

바울은 12절에서 ‘그러므로’라는 단어로 앞선 내용을 종합하며 새로운 결론을 이끌어냅니다. 우리가 성령 안에 있고, 더 이상 육신에 있지 않으며, 하나님의 영이 우리 안에 거하신다면, 우리의 삶은 이제 전혀 다른 질서를 따라야 한다는 선언입니다. 바울은 우리가 더 이상 ‘육신에게 빚진 자’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빚진 자’(ὀφειλέτης)는 어떤 도덕적 책임이나 삶의 방향성이 부채처럼 얽매여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즉, 우리는 더 이상 육신의 요구를 따르며 살아야 할 어떤 빚도 지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성령께 빚진 자이며, 성령의 인도에 따라 살아야 할 의무가 생긴 자들입니다. ‘육신대로 살면 반드시 죽을 것’이라는 말은 단순히 육체적인 죽음이 아니라, 영적인 멸망과 하나님의 진노를 의미합니다. 이는 육신의 본성이 얼마나 심각한 파괴력을 지니고 있는지를 강조하는 경고입니다.

 

반대로 성령을 따라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리니’라는 말은 성화의 삶을 설명하는 말씀입니다. 여기서 ‘죽인다’(θανατοῦτε)는 현재형 동사로, 지속적이고 능동적인 실천을 요구하는 표현입니다. 즉, 성화는 단번에 끝나는 일이 아니라, 날마다의 싸움이며, 성령의 도움을 통해 끊임없이 죄를 죽이는 과정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생명의 길입니다.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자는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8:14–15)

“무릇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사람은 곧 하나님의 아들이라. 너희는 다시 무서워하는 종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양자의 영을 받았으므로 우리가 아바 아버지라 부르짖느니라” (8:14–15)

 

이 두 절은 신자의 정체성을 가장 분명하게 선언합니다.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자는 곧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인도함을 받는다’(ἄγονται)는 동사는 성령께서 능동적으로 신자의 삶을 이끌어 가시는 모습을 뜻합니다. 이는 단순한 도덕적 조언자가 아니라, 삶의 전 영역을 주도하시는 분으로서의 성령을 의미합니다.

 

이 인도함은 마치 목자가 양을 이끄는 것처럼 부드럽고 친밀한 방식입니다. 신자는 자신의 힘으로 스스로 길을 찾는 존재가 아니라,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자녀 된 자의 특징입니다. 더 이상 율법의 정죄 아래 두려움에 떠는 종이 아니라, 자유함과 친밀함 가운데 하나님을 ‘아바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자로 변화된 것입니다.

‘아바 아버지’는 아람어와 헬라어로 된 이중 표현으로, 하나님과의 인격적이고도 깊은 친밀감을 표현하는 고백입니다. 이는 단순한 신학적 용어가 아니라, 실제 신자의 마음에서 터져 나오는 부르짖음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로서, 아버지를 신뢰하며 그분의 품 안에서 평안을 누릴 수 있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성령의 증거와 상속의 약속 (8:16–17)

“성령이 친히 우리의 영과 더불어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인 것을 증언하시나니 자녀이면 또한 상속자, 곧 하나님의 상속자요 그리스도와 함께한 상속자니 우리가 그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하여 고난도 함께 받아야 할 것이니라” (8:16–17)

 

바울은 이제 성령의 내적 사역에 대해 설명합니다. 성령은 우리의 영과 함께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임을 증언하십니다. 여기서 ‘증언하신다’(συμμαρτυρεῖ)라는 말은 함께 증언한다는 뜻으로, 성령께서 단지 외부에서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 신자의 내면 깊은 곳에서 함께 확증해 주시는 사역입니다. 이것은 성도의 확신의 근거가 됩니다. 우리의 구원은 감정이나 상황에 따라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내적 증언에 의해 더욱 확고해집니다.

 

하나님의 자녀는 단지 신분상의 변화만이 아니라, 실제적인 상속권을 가진 자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상속자’이며 동시에 ‘그리스도와 함께한 상속자’입니다.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영광과 나라를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누릴 자들이라는 놀라운 복이 우리에게 주어졌습니다. 이것은 상상할 수 없는 특권이며, 신자가 누릴 최종적 복입니다.

 

그러나 바울은 동시에 이 영광이 고난과 동반됨을 분명히 합니다. '그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하여 고난도 함께 받아야 한다'는 이 말씀은, 성도의 길이 결코 쉬운 길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고난은 하나님의 자녀 된 증거이며, 영광으로 나아가는 필연적인 여정입니다. 그러나 이 고난은 헛된 고난이 아니라, 장차 받을 영광을 위한 준비이며, 그리스도와 연합된 자만이 걷는 영광스러운 길입니다.

 

결론

로마서 8장 12절부터 17절은 성령 안에 있는 자의 정체성과 삶의 방향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우리는 더 이상 육신에 속한 자가 아니라,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아가는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이 자녀된 신분은 단지 관계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삶의 본질적 전환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아바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자이며, 동시에 하나님의 유업을 그리스도와 함께 상속받을 자들입니다. 이 놀라운 은혜 앞에서 우리는 날마다 자녀다운 삶, 곧 성령의 인도를 따르며 죄와 싸우고 고난 가운데서도 하나님을 기뻐하는 성도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로마서 8장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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