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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경/신약로마서

로마서 10:1–4 율법의 마침 그리스도

by BibleMeditation 2025.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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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는 율법의 마침입니다

로마서 10장은 바울의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탄식으로 시작됩니다. 그는 여전히 구원을 얻지 못한 자신의 동족, 유대인을 생각하며 마음 아파합니다. 바울은 이들이 하나님께 열심은 있지만, 진리의 지식에 이르지 못했기에 잘못된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 단락은 우리에게 신앙의 본질이 무엇이며, 왜 오직 그리스도만이 의의 길이 될 수 있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열심이 있지만 지식이 없는 신앙

"형제들아 내 마음에 원하는 바와 하나님께 구하는 바는 이스라엘을 위함이니 곧 그들로 구원을 받게 함이라"(롬 10:1).

바울의 마음에는 단순한 민족애를 넘어선, 복음 사역자로서의 깊은 애통이 담겨 있습니다. 그는 로마서 9장에서도 자신의 구원이 끊어질지라도 동족이 구원받기를 원한다고 말했지만, 여기에서도 동일한 마음을 표현합니다. '마음에 원하는 바'와 '하나님께 구하는 바'라는 두 표현은 그의 기도가 단순한 바람이 아니라, 지속적인 중보 기도였음을 말해줍니다.

 

이스라엘은 율법을 받고, 예언자들을 통해 메시지를 들으며, 오랫동안 메시아를 기다려온 민족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리스도께서 오셨을 때, 그들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열심이 '지식'에 근거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증언하노니 그들이 하나님께 열심이 있으나 올바른 지식을 따른 것이 아니니라"(롬 10:2).

 

여기서 '열심'(ζῆλος, 젤로스)은 신앙적 헌신과 경건함을 뜻하지만, '올바른 지식'(κατ᾽ ἐπίγνωσιν, 카트 에피그노신)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진리와 구원의 실제에 대한 인격적 인식입니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을 향한 열정이 있었지만, 그 열정은 그리스도에 대한 복음적 이해가 결여된 열심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열심은 오히려 진리를 거스르고, 자신들을 구원의 길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이 구절은 오늘날에도 매우 중요한 통찰을 줍니다. 교회 안에도 열심은 있지만 진리에 대한 바른 이해 없이 감정과 행위에만 치우친 신앙이 있습니다. 바울은 경고합니다. 열심은 방향이 잘못되면, 아무리 강해도 사람을 멸망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의를 모르고 자기 의를 세우려 함

"하나님의 의를 모르고 자기 의를 세우려고 힘써 하나님의 의에 복종하지 아니하였느니라"(롬 10:3).

 

바울은 유대인의 문제를 더 구체적으로 진단합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의'를 몰랐고, 대신 '자기 의'를 세우려 했습니다. 이 구절에서 중심이 되는 표현은 바로 '하나님의 의'(δικαιοσύνη τοῦ θεοῦ, 디카이오쉬네 투 데우)입니다. 이는 로마서 전체를 관통하는 신학적 핵심 개념입니다. 하나님의 의란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믿는 자에게 값없이 주시는 의, 곧 복음의 의입니다.

 

하지만 유대인들은 이 하나님의 의를 알지 못했고, 자신들의 행위와 율법 준수를 통해 스스로를 의롭다고 여기려 했습니다. 여기서 '세우다'(ἵστημι, 히스테미)는 헬라어로 '확고히 하다, 기반을 삼다'는 의미를 지니는데, 그들은 자신의 의를 신앙의 기반으로 삼으려 했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 태도는 하나님의 의에 '복종하지 않았다'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복종하지 않았다'(οὐχ ὑπετάγησαν, 우크 휘페타게산)는 단순한 무지가 아니라, 의지적 거부의 뉘앙스를 포함합니다. 유대인들은 복음을 들었고, 그리스도의 의에 대한 선포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자신들의 전통과 규례, 율법 준수에 더 의존하며 복음을 거절했습니다. 이는 단지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자아 중심성과 교만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한 경고가 주어집니다. 우리는 과연 무엇에 근거해 하나님 앞에 서고 있습니까? 나의 봉사, 나의 헌신, 나의 도덕성으로 하나님의 인정을 받으려 하지 않는가? 그리스도의 의만이 유일한 의이며, 우리는 그 앞에 엎드려야 할 존재임을 다시금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스도는 율법의 마침

"그리스도는 모든 믿는 자에게 의를 이루기 위하여 율법의 마침이 되시니라"(롬 10:4).

 

이 구절은 로마서 10장의 정점이며, 복음 신학의 핵심 진술 중 하나입니다. 그리스도는 '율법의 마침'(τέλος, 텔로스)이 되신다고 선언합니다. 이 '텔로스'는 단지 '끝'이라는 뜻을 넘어서, '완성', '목적', '성취'라는 뜻을 지닙니다. 즉 그리스도는 율법을 폐기하신 분이 아니라, 율법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던 의를 이루신 분이십니다.

 

율법은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드러내고, 인간의 죄를 깨닫게 하며, 결국 메시아를 갈망하게 만드는 기능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율법을 지키는 것만으로는 결코 의에 이를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죄로 인해 인간은 완전한 순종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절망의 자리에 오신 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리스도는 율법을 온전히 순종하시고,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하나님의 의를 이루셨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율법의 목적은 그리스도를 통해 완성되었고, 율법을 통해 의에 이르려는 모든 시도는 중지되어야 합니다. 믿는 자에게만 의가 주어지며, 이 의는 전적인 은혜로서 선물로 주어집니다.

 

'믿는 자에게'(παντὶ τῷ πιστεύοντι, 판티 토 피스튜온티)는 복음의 보편성과 개인적 적용을 동시에 보여주는 표현입니다. 모든 사람, 어떤 조건과 배경에 상관없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는 그 의를 얻습니다. 유대인과 이방인의 차별 없이, 구원은 오직 믿음을 통해 주어집니다.

 

이 구절은 개혁주의 신학에서 말하는 sola fide(오직 믿음)와 solus Christus(오직 그리스도)의 진리를 가장 잘 드러냅니다. 구원은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의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것이며, 그 어떤 인간의 공로도 더해질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복음은 단순하면서도 깊고,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면서도 오직 믿음으로만 들어갈 수 있는 좁은 문입니다.

 

결론

로마서 10장 1절부터 4절은 열심과 신앙의 본질, 그리고 복음의 중심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바울은 자신의 동족 유대인들이 열심은 있으나 지식이 없고, 하나님의 의 대신 자기 의를 세우려 했기에 구원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율법의 마침이 되셨으며, 이제는 오직 믿는 자에게 의가 주어진다는 복음의 핵심을 선언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의지하는 믿음으로만 하나님 앞에 의롭다 하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모든 신앙의 중심은 그리스도이시며, 율법도 복음도 그분을 향해 있습니다.

로마서 10장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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