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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경/신약로마서

로마서 6:1-2 강해

by BibleMeditation 2025.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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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는 죄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그 크기와 깊이로 인해 때로 인간적인 오해를 낳기도 합니다. 복음의 핵심이 오직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게 되는 것이라면, 믿은 이후의 삶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자연스럽습니다. 로마서 6장은 이러한 질문 앞에 바울이 명확하게 대답하는 장입니다. 특별히 6장 1절과 2절은 은혜의 오용에 대한 가장 날카로운 반박이자, 성화의 삶에 대한 강력한 선포로 시작됩니다.

죄에 거할 것인가, 죽을 것인가

"그런즉 우리가 무슨 말을 하리요? 은혜를 더하게 하려고 죄에 거하겠느냐? 그럴 수 없느니라. 죄에 대하여 죽은 우리가 어찌 그 가운데 더 살리요?"(롬 6:1-2)

이 구절은 단순한 수사적 질문이 아닙니다. 이는 복음을 잘못 이해한 자들이나, 믿음과 삶을 분리하려는 이들에 대한 바울의 신학적 반론입니다. 5장에서는 아담 안에서 모든 인류가 죄 가운데 있고, 그리스도 안에서 의롭다 하심을 받는 은혜를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놀라운 은혜를 계속 누리기 위해 일부러라도 죄를 지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엉뚱한 논리가 등장합니다. 바울은 이 질문 자체를 단호히 부정합니다.

여기서 "그럴 수 없느니라"는 헬라어 표현은 "메 겐오이토"(μὴ γένοιτο)로, 신약에서 가장 강한 부정입니다. 문자 그대로는 "그럴 리가 없다", "결코 그렇지 않다"는 뜻입니다. 이 말은 바울이 단순히 논쟁을 피상적으로 넘기지 않고, 영적 실재를 근거로 단호히 거절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바울은 그리스도인들이 죄에 대해 "죽었다"고 선언합니다. 이 죽음은 단지 윤리적 결단이나 감정적인 각성이 아닙니다. 이는 그리스도와 연합한 죽음입니다. 즉,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에 믿음으로 연합함으로써, 옛 자아가 죄에 대해 죽은 존재가 된 것입니다. 이것은 실존적 변화입니다. 더 이상 죄가 우리의 지배자가 아니며, 우리는 죄의 권세 아래 있지 않다는 선언입니다.

은혜 아래에 있는 자의 정체성

바울은 6장에서 반복해서 정체성의 변화를 강조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죄의 종이 아닙니다. 이는 단순히 윤리적인 수준의 선언이 아니라, 하나님의 법적 선언이며, 동시에 영적 실체입니다. 믿는 자는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입니다(고후 5:17).

"죄에 대하여 죽은 자"(6:2)라는 표현은 원문에서는 "호이 아페자노멘 톤 하마르티아"로, 단순 과거 시제가 아니라 과거에 일어난 결정적 사건을 가리킵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그 순간부터 우리는 죄의 지배에서 완전히 끊어졌습니다. 이는 단지 죄를 짓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죄의 지배 아래 있던 존재가 이제는 그 권세에서 벗어났다는 의미입니다.

이 사실은 성화의 삶의 시작점이기도 합니다. 성화는 율법주의적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그리스도와 연합된 자로서의 새 생명 가운데 사는 삶입니다. 하나님께서 의롭다 하셨다는 칭의가 우리의 신분을 변화시켰다면, 성화는 그 신분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그 출발점은 언제나 은혜요, 동력 또한 은혜입니다.

죄를 대하는 태도의 변화

바울이 말하는 성도의 삶은 죄에 대한 태도에서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과거에는 죄가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였고, 우리를 지배하는 주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죄가 더 이상 왕노릇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성화의 핵심입니다(6:12).

이 변화는 외적인 개혁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우리 마음의 중심, 즉 의지의 변화가 수반됩니다. 죄를 미워하게 되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려는 열망이 생기는 것, 이것이 성령께서 내주하시는 증거입니다. 성화는 우리 안에 계신 성령께서 이루어 가시는 역사입니다.

또한 죄를 대하는 태도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십자가는 단순한 구원의 시작이 아닙니다. 그곳은 우리의 옛 자아가 죽은 자리이며, 동시에 새 생명의 출발점입니다. 매일의 삶 속에서 죄를 이기기 위한 출발은 내가 이미 죄에 대하여 죽었다는 사실을 믿음으로 고백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결론

로마서 6장 1-2절은 은혜의 복음이 결코 죄에 대한 관용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바울은 그리스도인들이 은혜 아래 있기 때문에 더욱 거룩함에 이르러야 한다고 선포합니다. 죄에 대해 죽은 자는 더 이상 그 안에 머물 수 없습니다. 은혜는 죄를 더하는 수단이 아니라, 죄로부터의 해방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날마다 그리스도와 연합한 자로서, 새 생명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로마서 6장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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