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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경/신약로마서

로마서 7:7–13 강해

by BibleMeditation 2025.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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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법은 죄가 아닙니다, 죄를 드러냅니다

로마서 7장은 신자의 성화 여정에서 율법의 역할을 오해하지 않도록 매우 섬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앞선 1–6절에서 바울은 율법에 대해 죽고, 이제는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선포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율법이 마치 죄의 도구인 것처럼 오해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7절부터 13절까지 율법과 죄의 관계를 신학적으로 깊이 있게 분석하며, 율법의 본질은 선하고 거룩하다는 사실을 변호합니다. 이 단락은 인간 내면의 죄성과 율법의 영적 기능을 밝혀주는 중요한 진리를 담고 있습니다.

율법은 죄를 드러내는 거울입니다 (7:7)

"그런즉 우리가 무슨 말을 하리요 율법이 죄냐 그럴 수 없느니라 율법으로 말미암지 않고는 내가 죄를 알지 못하였으니 곧 율법이 탐내지 말라 하지 아니하였더라면 내가 탐심을 알지 못하였으리라" (7:7)

바울은 율법이 죄와 동일시될 수 있는 오해를 차단하기 위해 다시 한 번 강한 부정의 표현인 "그럴 수 없느니라"(μὴ γένοιτο)를 사용합니다. 율법은 결코 죄가 아닙니다. 율법은 죄를 정죄하지만, 죄를 만들어내는 본질은 아닙니다.

여기서 바울은 구체적으로 '탐심'이라는 죄를 예로 듭니다. 탐심은 외적인 행위보다 내적인 욕망과 관련된 죄입니다. 이는 율법이 단지 행동만을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동기까지도 밝히 드러낸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탐내지 말라'(출 20:17)는 계명은 사람의 마음을 겨냥합니다. 이 말씀을 통해 율법은 인간 내면에 숨겨진 죄까지도 밝히 드러내는 하나님의 거룩한 거울이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근본적인 사실 하나를 일깨웁니다. 우리는 죄를 죄로 인식하지 못할 만큼 타락한 존재입니다. 율법은 그 무지한 상태를 깨어 일깨워 줍니다. 그러므로 율법은 죄를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죄를 인식하게 하는 하나님의 도구입니다.

죄는 율법을 기회로 이용합니다 (7:8–11)

"그러나 죄가 기회를 타서 계명으로 말미암아 내 속에서 온갖 탐심을 이루었나니 이는 율법이 없으면 죄가 죽은 것임이라" (7:8)

이제 바울은 율법이 죄의 통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죄가 율법을 틈타 활동한다는 사실을 지적합니다. '기회를 타서'(ἀφορμὴν λαβοῦσα)는 헬라어 표현은 군사용어로, 전쟁에서 적이 발판을 삼아 공격 거점을 삼는 것을 의미합니다. 죄는 율법을 마치 발판 삼듯 이용하여 인간 내면에 죄를 일으키는 기회를 포착합니다.

율법이 없으면 죄는 '죽은 것'이라고 바울은 말합니다. 이것은 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죄가 아직 드러나지 않고 활동하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율법이 오면 죄는 그 율법을 거슬러 작동하며 인간을 넘어뜨립니다. 바울은 이 체험을 통해 인간의 본성이 얼마나 왜곡되었는지를 고백합니다.

"전에 율법을 깨닫지 못했을 때에는 내가 살았더니 계명이 이르매 죄는 살아나고 나는 죽었다" (7:9)

이 구절에서 바울은 자신의 과거 체험을 회고합니다. 자신은 율법에 무지했던 때에는 오히려 스스로 의롭다고 생각하며 살았지만, 계명을 진정으로 깨닫게 되었을 때, 죄가 자기 안에서 살아 움직이고 자기는 죄 앞에서 죽은 자임을 절감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모든 신자의 회심 경험과 연결됩니다. 진정한 율법의 깨달음은 우리를 무너뜨리고, 스스로 의로울 수 없다는 절망 가운데 우리를 몰아넣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하다는 갈망이 시작됩니다.

"생명에 이르게 할 그 계명이 내게 대하여 도리어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이 되었도다" (7:10)

율법은 본래 생명을 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죄로 인해 율법은 오히려 정죄의 도구로 작용하게 됩니다. 문제는 율법 자체가 아니라, 율법을 대하는 인간의 죄된 본성에 있습니다.

"죄가 기회를 타서 계명으로 말미암아 나를 속이고 그것으로 나를 죽였느니라" (7:11)

여기서 '속이고'(ἐξαπάτησεν)는 창세기 3장에서 뱀이 하와를 미혹했던 그 표현과 동일한 어근에서 왔습니다. 죄는 율법을 이용해 인간을 미혹하고 죽음으로 이끕니다. 율법은 죄를 막는 울타리이지만, 죄는 그 울타리를 짓밟고 넘어서는 반역자입니다.

율법은 거룩하며 죄는 치명적입니다 (7:12–13)

"이로 보건대 율법은 거룩하고 계명도 거룩하고 의로우며 선하도다" (7:12)

이 구절은 바울의 율법 변호입니다. 율법 자체는 하나님의 성품을 반영하는 거룩한 도구입니다. 문제는 율법이 아니라, 그것을 대하는 인간의 죄된 본성입니다. 계명은 의롭고 선합니다. 이 선한 계명에 반응하는 죄가 인간을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그런즉 선한 것이 내게 사망이 되었느냐? 그럴 수 없느니라 오직 죄가 죄로 드러나기 위하여 선한 그것으로 말미암아 나를 죽게 만들었으니 이는 계명으로 말미암아 죄로 심히 죄 되게 하려 함이라" (7:13)

바울은 다시 한 번 오해를 차단합니다. 선한 율법이 사망을 가져온 것이 아니라, 죄가 율법을 통해 그 사망을 드러낸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죄가 얼마나 극악한지를 드러내기 위한 하나님의 의도된 결과입니다.

'죄로 심히 죄 되게 하려 함이라'는 표현은 단순히 죄를 드러내는 것을 넘어서, 죄의 본질적 사악함을 하나님 앞에서 명백히 하려는 목적을 담고 있습니다. 즉, 율법을 통해 우리는 죄가 얼마나 깊고 광범위하게 인간을 오염시키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이 깨달음은 복음을 필요로 하게 만드는 출발점입니다.

결론

로마서 7장 7절부터 13절은 율법이 결코 죄의 원인이 아니며, 오히려 죄의 실체를 밝히는 하나님의 도구라는 사실을 명확히 합니다. 바울은 율법을 통해 자신의 죄를 인식했고, 그 죄는 율법을 이용하여 자신을 미혹하고 죽음에 이르게 했음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그로 인해 율법이 악한 것이 아니라, 죄가 얼마나 사악하고 교활한지를 더 분명히 알게 되었고, 이는 그리스도의 은혜를 사모하게 만드는 복음의 길을 여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율법은 우리를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교사요, 죄를 깨닫게 하는 거울입니다.

로마서 7장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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