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와 사명의 부르심
로마서 1장 5-7절은 바울이 복음을 전하는 사도로서의 사명을 강조하며, 동시에 로마 교회 성도들이 하나님의 사랑과 부르심 안에 있음을 확신하게 합니다. 바울은 그리스도로부터 받은 은혜와 사도의 직분을 언급하며, 믿음의 순종을 이루는 것이 복음 사역의 핵심임을 밝힙니다. 또한 그는 로마에 있는 성도들을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자들이며, 성도로 부르심을 받은 자들이라고 칭합니다. 오늘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복음 사역자의 정체성과 모든 성도가 가진 부르심의 의미를 깊이 묵상하고자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은혜와 사도의 직분
로마서 1장 5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은혜와 사도의 직분을 받아 그의 이름을 위하여 모든 이방인 중에서 믿어 순종하게 하나니." 여기서 바울은 자신의 사역이 전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것임을 강조합니다. 그는 스스로 사도가 된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은혜를 받고 사도의 직분을 받았습니다.
먼저 '은혜'란 무엇입니까? 바울이 여기서 말하는 은혜(χάρις, 카리스)는 단순한 호의나 친절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일방적인 선택과 사랑, 그리고 값없이 주어지는 구원의 선물을 의미합니다. 바울은 한때 교회를 박해하던 자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를 부르시고, 복음의 도구로 사용하셨습니다. 은혜란 받을 자격이 없는 자에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바울은 스스로 하나님을 찾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를 먼저 찾아오셨고, 은혜로 사명을 주셨습니다.
사도의 직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바울은 스스로 사도가 되기를 원한 것이 아닙니다. 그는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그의 부르심에 의해 이방인의 사도로 세움받았습니다(행 9:15). 이는 사역이 인간의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친히 부르시고 세우시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오늘날도 마찬가지입니다. 목회자나 선교사뿐만 아니라, 모든 성도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자들입니다. 우리의 직업과 환경이 어떠하든,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그의 사명을 감당하는 자들입니다.
믿음의 순종을 이루는 사명
바울은 사도의 직분을 받은 이유를 "그의 이름을 위하여 모든 이방인 중에서 믿어 순종하게 하나니"라고 밝힙니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가 '믿어 순종하게 한다'는 표현입니다. 헬라어 원문을 보면 ‘πιστιν ὑπακοήν’(피스틴 휘파코엔)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었는데, 이는 단순히 믿는 것과 순종하는 것이 별개가 아니라, 참된 믿음은 반드시 순종을 동반한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신앙의 원리입니다. 우리는 종종 믿음을 단순한 지적인 동의로 이해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이 말하는 믿음은 단순한 이해를 넘어, 전적인 순종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마 7:21)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참된 믿음은 행위를 통해 증명됩니다.
오늘날 많은 성도들이 믿음을 고백하면서도 실제 삶에서는 순종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믿는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자기 뜻대로 살아가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믿음의 순종이 없는 신앙을 가짜 신앙이라 말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바울이 전한 복음처럼, 참된 믿음은 반드시 순종을 동반해야 함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성도
로마서 1장 6-7절에서 바울은 로마 교회의 성도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도 그들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것으로 부르심을 받은 자니라. 로마에서 하나님의 사랑하심을 받고 성도로 부르심을 받은 모든 자에게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은혜와 평강이 있기를 원하노라."
여기서 바울은 로마에 있는 성도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것으로 부르심을 받은 자"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스스로 하나님을 찾은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셨고, 그의 백성으로 삼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요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웠나니"(요 15:16)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신앙은 인간의 선택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택입니다.
그리고 바울은 성도들을 "하나님의 사랑하심을 받고 성도로 부르심을 받은 자"라고 부릅니다. 성도는 단순한 교회 구성원이 아닙니다. 성도(ἅγιοι, 하기오이)란 ‘거룩한 자들’이라는 뜻으로, 하나님께 구별된 자들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이 세상 속에 살지만, 이 세상의 방식대로 사는 자들이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속한 자들입니다.
바울은 이들에게 "은혜와 평강이 있기를 원하노라"고 축복합니다. 은혜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하나님의 일방적인 사랑과 구원의 선물입니다. 그리고 평강(샬롬)은 단순한 감정적인 평화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속에서 누리는 온전한 평안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바른 자만이 참된 평안을 누릴 수 있습니다.
결론: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라
로마서 1장 5-7절은 우리의 신앙이 하나님의 은혜로 시작되었으며, 그 은혜는 반드시 믿음의 순종을 동반해야 함을 가르쳐 줍니다. 바울이 사도로 부름받은 것처럼, 우리도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이 있습니다. 우리는 단순히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 속한 자들이며, 그리스도의 이름을 위해 부름받은 자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믿음의 순종을 이루며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의 신앙이 말뿐인 신앙이 아니라, 실제 삶에서 하나님께 순종하는 신앙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셨다면, 우리는 그 부르심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바울이 로마의 성도들에게 은혜와 평강을 기원했던 것처럼, 오늘 우리도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와 평강 가운데 거하며, 믿음의 순종을 이루는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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