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약성경/신약로마서

로마서 15:7-13 강해,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받으라

by BibleMeditation 2025. 4. 6.
반응형

이방인과 유대인을 하나되게 하시는 복음의 능력 – 로마서 15:7-13

교회는 다양한 배경과 생각, 문화적 차이를 가진 이들이 모여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는 공동체입니다. 그러기에 연합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바울은 로마 교회를 향해 복음이 이루는 궁극적인 연합을 선포합니다. 유대인과 이방인이 하나 되어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일은 단순한 조직적 통합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는 하나님의 약속의 열매입니다. 오늘 본문을 통해 우리는 그 연합의 본질과 방향을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받으라

바울은 7절에서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받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심과 같이 너희도 서로 받으라”고 권면합니다. 여기서 ‘받으라’는 말은 헬라어로 ‘프로슬람바노(προσλαμβάνω)’인데, 단순한 수용이나 관용이 아니라, 사랑과 환대를 동반한 적극적인 영적 수용을 의미합니다. 이 단어는 이미 로마서 14장 1절에서도 등장했듯이, 신앙이 다른 이들을 판단하지 말고 따뜻하게 품으라는 문맥에서 사용되었습니다. 바울은 이 명령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그 근거를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에서 찾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받으셨다는 사실은 단순히 구원하셨다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예수님은 죄인 된 우리를 판단하지 않으시고, 십자가의 사랑으로 품으셨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받아들여질 수 없는 존재였지만, 그분의 은혜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역시 서로를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받아들이는 것이 마땅합니다. 특히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에 존재했던 오랜 적대감과 문화적 장벽은 복음 안에서 철저히 무너졌습니다. 바울은 이를 신학적으로 분명히 하며, 교회 안의 연합은 단순한 타협이 아니라, 구속의 열매임을 선언합니다.

이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는 표현은 매우 중요합니다. 바울은 단지 인간관계의 화해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받아주심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일이었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서로를 받아주는 일은 하나님의 영광과 직결된 영적 행위입니다. 이는 교회의 연합이 단지 편안한 공동체 생활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는 궁극적 목적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유대인과 이방인을 향한 하나님의 신실하심

바울은 8절과 9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이 유대인과 이방인을 모두 포함하는 복음의 보편성을 설명합니다. 먼저 8절에서 “내가 말하노니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진실하심을 위하여 할례의 추종자가 되셨으니 이는 조상들에게 주신 약속들을 견고하게 하시고”라고 말씀합니다. 여기서 ‘하나님의 진실하심’이라는 표현은 그분의 언약적 신실함을 의미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이 구약에서 아브라함과 다윗에게 주어진 약속의 성취임을 나타냅니다.

‘할례의 추종자’라는 표현은 예수께서 유대인의 구속자로 오셨음을 강조하는 구절입니다. 그는 율법 아래 태어나 율법을 온전히 이루셨으며, 하나님의 약속을 따라 유대 민족 가운데 오신 메시아이십니다. 이는 하나님의 언약이 단절되지 않고 충실하게 성취되었음을 보여주며, 그 약속의 신실함이 오늘날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됨을 시사합니다.

그러나 바울은 거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9절에서 그는 “이방인들도 긍휼하심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려 하심이라”고 덧붙입니다. 복음은 유대인만이 아니라 이방인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 확장된다는 사실을 선언합니다. 여기서 ‘긍휼’이라는 단어는 하나님께서 자격 없는 자에게 베푸시는 자비를 뜻하는 중요한 신학적 용어입니다. 이 긍휼로 인해 이방인도 구원의 은혜를 입게 되었고, 그 결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바울은 이 보편적인 구원의 계획을 구약 성경을 인용하며 증명합니다. 그는 시편, 율법서, 예언서를 아우르며, 성경 전체가 이미 이방인의 구원을 예언하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복음이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라, 성경 전체가 증언해온 하나님의 계획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즉, 이방인의 구원은 하나님의 변덕이나 새로운 시도가 아니라, 영원한 계획 안에서 준비된 일이었습니다.

함께 기뻐하며 함께 찬송하라

10절부터 12절까지는 구약 성경의 인용이 이어지며, 유대인과 이방인의 연합이 하나님께서 오래전부터 계획하신 일이라는 사실이 더욱 확고하게 드러납니다. 바울은 신명기 32:43, 시편 117편, 이사야 11:10 등을 인용하면서, 이방인들이 유대인들과 함께 기뻐하고 찬송하게 될 것임을 강조합니다.

특히 11절에서 “모든 이방들아 주를 찬양하라 모든 백성들아 그를 찬송하라”는 말씀은 단순한 예언이 아니라, 현재의 성취로 해석됩니다. 이제 복음을 통해 이방인들도 하나님을 알게 되었고, 그분을 찬양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12절 이사야의 예언은 더욱 인상적입니다. “이새의 뿌리 곧 이방인을 다스리기 위하여 일어나시는 이가 있으리니 이방인이 그에게 소망을 두리라.” 이는 메시아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모든 민족의 구원자가 되신다는 선언이며, 복음의 궁극적인 보편성과 통치를 강조합니다.

여기서 ‘소망’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기대나 바람이 아니라, 신실한 하나님에 대한 확고한 신뢰를 의미합니다. 이방인이 그리스도께 소망을 둔다는 말은, 이제 유대인만이 아니라 모든 민족이 메시아를 통해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는 강력한 신학적 진술입니다. 이는 교회가 민족적, 문화적 경계를 넘어 존재하는 공동체임을 증명하며, 복음의 능력이 모든 차이를 뛰어넘는 일치를 이루는 힘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결론

바울은 마지막 13절에서 기도하듯 이렇게 고백합니다. “소망의 하나님이 모든 기쁨과 평강을 믿음 안에서 너희에게 충만하게 하사 성령의 능력으로 소망이 넘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이는 단지 권면이 아니라, 성령 안에서 공동체가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은혜의 상태입니다. ‘소망의 하나님’은 약속을 이루시고, 구속의 역사를 완성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분은 믿음 안에서 우리에게 기쁨과 평강을 넘치게 하시며, 성령의 능력으로 그 소망이 단지 마음속 기대가 아니라 실제적 힘이 되게 하십니다.

로마서 15:7-13은 그리스도의 사역이 유대인과 이방인을 하나로 묶는 복음의 위대함을 선포하는 본문입니다. 이 연합은 인간의 노력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진실하심과 긍휼, 그리고 성령의 능력으로 가능해지는 은혜의 역사입니다. 우리가 서로를 그리스도 안에서 받아들이고, 함께 찬송하며, 함께 소망을 품을 때, 교회는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살아있는 공동체가 됩니다. 이 복음의 진리가 오늘 우리 안에도 깊이 뿌리내리기를 소망합니다.

로마서 15장 구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