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경/신약로마서

로마서 7:1–6 강해

BibleMeditation 2025. 4. 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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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법으로부터의 해방, 그리스도 안에서의 새로운 연합

로마서 7장은 그리스도인의 성화 여정 속에서 율법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율법으로부터 어떻게 자유롭게 되었는지를 깊이 있게 설명하는 장입니다. 그 시작인 1절부터 6절까지는 비유와 함께 신학적으로 정교한 논증을 통해, 그리스도와의 연합이 신자에게 어떤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는지를 선포합니다. 바울은 결혼의 법적 구조를 예로 들어 율법과의 관계, 그리고 이제 우리가 누구에게 속해 있는지를 명확히 밝힙니다. 이 말씀은 단순한 교리적 설명이 아니라, 신자의 삶이 어떻게 완전히 새로워졌는지를 선언하는 복음의 핵심입니다.

율법은 살아 있는 자에게만 권세가 있습니다

“형제들아 내가 법 아는 자들에게 말하노니 너희는 그 법이 사람이 살 동안만 그를 주관하는 줄 알지 못하느냐” (7:1)

바울은 먼저 율법이 사람을 다스리는 시점이 생존 기간에 한정된다는 기본 원칙을 제시합니다. 여기서 ‘법’은 모세 율법을 포함한 하나님의 계시된 도덕적 규범 전체를 의미합니다. 바울은 이 원리를 통해 율법이 가진 제한성을 드러냅니다. 곧, 율법은 살아 있는 동안만 효력이 있으며, 죽은 자에게는 더 이상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사용된 헬라어 동사 ‘주관하다’(κυριεύει)는 ‘지배하다’, ‘권세를 행사하다’는 의미로, 율법이 인간에게 실제적 영향력을 미친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그런데 바울은 이 영향력이 ‘사람이 살아 있을 동안’에만 유효하다는 사실을 드러냅니다. 이는 곧, 죽음이 새로운 질서의 전환점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성도에게 있어 그 ‘죽음’은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해 이미 일어난 사건임을 암시합니다.

결혼 비유를 통한 율법과의 단절

“남편 있는 여인이 그 남편 생전에는 법으로 그에게 매인 바 되나 만일 그 남편이 죽으면 남편의 법에서 벗어나느니라”(7:2)

바울은 보다 구체적인 설명을 위해 결혼의 법적 관계를 비유로 제시합니다. 아내는 남편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법적으로 그에게 속해 있습니다. 그러나 남편이 죽으면 그녀는 그 법에서 자유롭게 됩니다. 바울은 이 예를 통해 율법과 신자의 관계를 설명하고자 합니다. 율법은 살아 있는 자를 지배하지만, 죽은 자에게는 아무런 법적 효력을 갖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만일 그 남편이 생존할 때에 다른 남자에게 가면 음녀라. 그러나 만일 남편이 죽으면 그 법에서 자유로워졌으므로 다른 남자에게 갈지라도 음녀가 아니니라”(7:3)

이 비유의 핵심은 ‘죽음이 관계의 종결을 가져온다’는 사실입니다. 아내는 남편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율법상 그에게 매인 자이지만, 남편이 죽으면 완전히 자유롭게 됩니다. 이 자유는 단순히 법적 면책이 아니라, 새로운 관계로의 가능성을 열어 줍니다. 마찬가지로 신자는 율법 아래 있을 때 죄의 지배를 받지만, 그리스도와 함께 죽음으로써 율법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됩니다.

그리스도와 연합된 자의 새로운 삶

“그러므로 내 형제들아 너희도 그리스도의 몸으로 말미암아 율법에 대하여 죽임을 당하였으니 이는 다른 이 곧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신 이에게 가서 우리가 하나님을 위하여 열매를 맺게 하려 함이라” (7:4)

여기서 바울은 결혼 비유의 결론을 적용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은 율법 아래에 있던 상태에서 죽고, 이제는 부활하신 그리스도께 속한 자로 새롭게 태어난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으로 말미암아’라는 표현은 예수님의 육체적 죽음, 즉 십자가 사건을 의미하며, 신자는 그 죽음에 믿음으로 연합함으로써 율법의 지배로부터 해방된 것입니다.

‘다른 이에게 가서’라는 구절은 매우 중요한 전환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단지 율법에서 해방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관계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곧, 살아 계신 그리스도와의 연합입니다. 이 연합은 단지 신분의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목적의 변화, 삶의 방향성의 변화를 포함합니다. “하나님을 위하여 열매를 맺게 하려 함이라”—이것이 새로운 삶의 방향입니다.

옛 방식에서 새 방식으로

“우리가 육신에 있을 때에는 율법으로 말미암는 죄의 정욕이 우리 지체 중에 역사하여 우리로 사망을 위하여 열매를 맺게 하였더니”(7:5)

이 구절은 과거의 상태를 회고합니다. ‘육신에 있을 때’는 아직 그리스도와 연합하지 않았고, 율법 아래 살던 시절을 의미합니다. 율법은 죄를 정의하고 드러내지만, 동시에 죄의 정욕을 자극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습니다. ‘죄의 정욕’(παθήματα τῶν ἁμαρτιῶν)은 우리 안에 내재된 죄성이 율법을 통해 더욱 활동적이 되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결국 이 죄의 정욕은 ‘사망을 위한 열매’를 맺었습니다. 다시 말해, 율법 아래에 있었던 삶은 외적으로는 도덕적일 수 있으나, 그 열매는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는 실존적 실패를 안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얽매였던 것에 대하여 죽었으므로 율법에서 벗어났으니 이로써 우리가 영의 새로운 것으로 섬길 것이요 의문의 묵은 것으로 아니할지니라”(7:6)

바울은 이제 현재의 상태를 선포합니다. 우리는 이제 율법의 얽매임에서 벗어났고, 새로운 섬김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영의 새로운 것’은 성령을 따라 사는 삶을 의미하며, 이는 로마서 8장에서 더욱 풍성하게 다루어질 주제입니다.

‘의문의 묵은 것’은 문자적인 율법, 외적인 계명에 따라 살던 옛 방식을 의미합니다. 이제 신자는 단지 외형적인 계명 준수자가 아니라, 마음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살아가는 자입니다. 이것은 내적 동기와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이루어지는 진정한 섬김입니다.

결론

로마서 7장 1절부터 6절은 그리스도와의 연합이 가져오는 실질적인 변화를 매우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우리는 율법 아래에 있던 자들이었지만, 이제는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그분 안에서 다시 살아난 자입니다. 그 결과 우리는 율법의 지배에서 벗어나 하나님을 위한 열매를 맺는 삶, 성령의 인도하심 아래에서 하나님을 섬기는 새로운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 진리는 단지 과거의 신학적 선언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삶에서 실현되어야 할 복음의 능력입니다.

로마서 7장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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