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경/신약로마서

로마서 4:23-25 아브라함의 믿음, 오늘 우리의 믿음

BibleMeditation 2025. 3. 28.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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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의 믿음, 오늘 우리의 믿음

로마서 4장의 마지막 세 구절은 아브라함의 믿음과 그 믿음을 통한 의로움이 단지 아브라함 개인에게 주어진 특권이 아니라, 모든 시대를 사는 믿는 자들을 위한 하나님의 보편적 은혜의 모델이라는 사실을 선포합니다. 바울은 이 대목에서 복음의 정수를 분명하게 드러내며,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믿는 이들도 동일하게 의롭다 하심을 받는다는 놀라운 약속을 확인시켜 줍니다.

아브라함에게 의로 여겨졌다는 말씀은 우리를 위한 것 (4:23-24)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에게 의로 여겨졌다 기록된 것은 아브라함만 위한 것이 아니요 의로 여겨질 우리도 위한 것이니 곧 예수 우리 주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를 믿는 자니라”(4:23-24).

여기서 바울은 구약성경의 사건을 단순히 과거의 역사적 기록으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는 그것을 하나님의 계시적 사건, 곧 오늘 우리에게까지 유효한 하나님의 언약적 진리로 해석합니다. 창세기 15:6에서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매 그것이 그에게 의로 여겨졌더라”는 말씀은 단지 아브라함 개인의 신앙적 사건이 아니라,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다 하심을 받는 복음의 원리를 선포한 것입니다.

‘의로 여겨졌더라’는 표현은 헬라어로 ‘ἐλογίσθη’(엘로기스데)인데, 이는 바울이 로마서 4장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이 단어는 ‘계산하다’, ‘간주하다’는 의미를 갖는데, 법정적 선언으로서 하나님께서 죄인을 믿음으로 인해 의롭다고 간주하시는 은혜의 행위를 뜻합니다. 바울은 바로 이 단어를 통해 아브라함에게 일어난 일이 곧 복음을 믿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사실을 천명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구약과 신약이 결코 단절된 것이 아니라, 구속사의 한 흐름 속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아브라함은 율법 이전의 인물이었지만, 이미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의 본보기가 되었고, 그 믿음의 구조는 신약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그대로 적용됩니다. 즉, 하나님은 시대와 민족을 넘어 동일한 방식으로 사람을 의롭다 하십니다. 율법이 아니라, 행위가 아니라, 오직 믿음으로 말미암는 하나님의 의가 모든 성경을 관통하는 복음의 핵심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살리신 하나님을 믿는 자 (4:24)

바울은 이제 복음의 핵심을 한 문장으로 응축시킵니다. “곧 예수 우리 주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를 믿는 자니라.”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약속, 곧 자손에 대한 약속을 믿었던 것처럼,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이라는 구속사의 중심 사건을 믿는 것입니다.

믿음의 내용이 단지 어떤 신념이나 도덕적 태도가 아니라, 역사적이고 실재적인 사건에 대한 신뢰라는 점이 강조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은 단지 상징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실제로 시간 속에서 행하신 구원의 사건입니다. 하나님께서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셨다는 사실은, 하나님의 전능하심과 신실하심, 그리고 인류 구원에 대한 의지를 확증하는 사건입니다.

헬라어로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셨다’는 표현은 ‘ἐκ νεκρῶν ἤγειρεν’(에크 네크론 에게이렌)으로, 이는 단순한 회생이 아니라, 사망 권세를 이기고 새로운 생명으로 일으키셨다는 부활의 사건을 강조합니다. 믿음이란 바로 이 부활의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죽은 자를 살리시고, 절망 가운데서도 소망을 주시는 하나님입니다.

바울은 이 믿음이 곧 아브라함의 믿음과 동일한 구조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현실적으로 죽은 자신의 몸을 바라보지 않고, 약속하신 하나님을 바라보며 믿었습니다. 우리는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예수를 바라보며, 그분을 다시 살리신 하나님의 능력을 믿습니다. 아브라함은 후손의 약속을 믿었고, 우리는 후손으로 오신 그리스도를 믿습니다.

이 믿음은 단지 지적인 동의가 아니라, 삶 전체를 하나님께 맡기는 전적인 신뢰입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믿는다는 것은, 그분이 우리의 주가 되심을 인정하고, 그분 안에서만 구원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바울은 이 믿음을 통해 우리도 아브라함처럼 의롭다 하심을 받게 된다고 선언합니다.

예수의 죽으심과 부활은 우리의 칭의를 위한 것이다 (4:25)

로마서 4장은 다음과 같은 복음의 선언으로 마무리됩니다. “예수는 우리의 범죄 때문에 내줌이 되고 또한 우리를 의롭다 하시기 위하여 살아나셨느니라.” 이 구절은 복음의 구조를 명확하게 요약한 핵심 진술입니다. 예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은 단지 하나의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우리의 구원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하나님의 행위입니다.

첫째, 예수께서는 우리의 ‘범죄 때문에’ 내줌이 되셨습니다. ‘내줌이 되다’는 표현은 헬라어로 ‘παρεδόθη’(파레도데)로, 이는 배반당하거나 넘겨지는 행위를 뜻합니다. 이 단어는 가룟 유다가 예수를 넘겼을 때 사용된 단어와 동일합니다. 그러나 여기서의 ‘내줌’은 인간의 음모를 넘어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대신하여 예수를 속죄 제물로 내어주신 하나님의 구속 행위로 해석됩니다.

둘째, 예수는 ‘우리를 의롭다 하시기 위하여 살아나셨습니다.’ 부활은 단지 죽음을 이긴 승리가 아니라, 우리의 칭의를 확정하는 사건입니다. 하나님께서 예수를 다시 살리심으로써, 그분의 희생이 충분하고 완전한 속죄였다는 것을 선언하신 것입니다. 예수의 부활은 그분의 십자가 사역이 하나님의 심판을 만족시켰음을 보여주는 하나님의 인준입니다.

여기서 ‘의롭다 하시기 위하여’라는 표현은 헬라어 ‘δικαίωσιν’(디카이오신)을 사용합니다. 이는 의롭게 되는 상태, 법적 선언으로서의 칭의를 뜻합니다. 부활은 바로 그 칭의의 최종적 보증입니다. 우리가 죄 사함을 받았다는 것은 단지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법적으로 선언된 의로움입니다. 그리고 그 선언은 예수의 부활로 확증되었습니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큰 위로와 확신을 줍니다. 우리는 단지 예수를 믿는다고 말하는 수준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죽음과 부활 안에서 하나님께 의롭다 하심을 받은 존재입니다. 죄에서 구원받았을 뿐 아니라, 이제는 하나님의 자녀로서 새로운 신분을 가진 자입니다.

이 진리는 우리의 정체성을 다시 확인시켜 줍니다. 우리는 죄인에서 의인으로, 심판의 대상에서 은혜의 대상으로 옮겨졌습니다. 예수의 죽으심과 부활은 단지 교리적인 사건이 아니라, 오늘 우리의 생명을 바꾸는 실제적인 능력입니다.

결론: 아브라함의 믿음을 따라 의롭게 된 우리

로마서 4장 23절부터 25절은 아브라함의 믿음이 단지 과거의 본이 아니라, 오늘날 복음을 믿는 모든 이들을 위한 하나님의 언약적 약속임을 분명히 선포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은 우리의 죄를 위한 속죄이며, 동시에 우리의 의로움을 확증하는 부활의 능력입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그리스도를 믿는 자를 의롭다 하십니다. 이 복음의 은혜 안에서 우리는 믿음으로 살며, 아브라함처럼 하나님의 약속을 온전히 신뢰하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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