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경/신약로마서

로마서 4:18-22 아브라함의 믿음

BibleMeditation 2025. 3. 28.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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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를 살리시는 하나님을 믿은 아브라함

로마서 4장 18절부터 22절은 아브라함의 믿음이 어떻게 하나님의 의로 여겨졌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인간적으로는 도저히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었고, 그 믿음이 하나님 앞에 의로 여겨졌습니다. 바울은 이 장면을 통해 우리가 어떤 믿음을 가져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믿음의 본질이 무엇인지 설명합니다.

소망 없는 가운데 바랄 수 없는 일을 믿다 (4:18)

바울은 18절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아브라함이 바랄 수 없는 중에 바라고 믿었으니 이는 네 후손이 이같으리라 하신 말씀대로 많은 민족의 조상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

여기서 ‘바랄 수 없는 중에 바라고 믿었다’는 표현은 아브라함의 믿음이 단순한 낙관주의나 긍정적 사고방식이 아니라, 인간의 논리와 한계를 초월한 신앙의 결단이었음을 보여줍니다. 아브라함의 현실은 분명 소망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미 백세에 가까웠고, 사라는 경수가 끊긴 지 오래였습니다. 생물학적으로 자녀를 낳을 수 있는 가능성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었습니다. “네 후손이 이같으리라”(창세기 15:5) 하신 말씀을 믿었습니다. 이 믿음은 단순한 기대가 아니라, 말씀하신 분의 성품과 능력을 신뢰하는 믿음이었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조건을 보지만, 믿음은 말씀하신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봅니다. 아브라함은 자신의 몸이 이미 죽은 것 같다는 현실을 알면서도, 약속을 하신 분이 능히 이루실 것을 믿었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믿음입니다. 믿음은 눈에 보이는 증거를 근거로 삼지 않고, 말씀하신 하나님의 성품을 근거로 삼습니다. 아무리 상황이 암담하고 불가능해 보여도, 하나님이 하신 약속이라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확신. 이것이 바울이 말하는 아브라함의 믿음입니다.

우리도 때로는 현실 앞에서 믿음을 시험받습니다. 기도의 응답이 더뎌지고, 삶의 조건은 계속해서 불리하게만 전개될 때, 우리는 믿음을 잃기 쉽습니다. 그러나 믿음은 보이는 것으로 살지 않고, 말씀으로 삽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현실보다 강하며, 그분의 뜻은 반드시 성취됩니다.

약속을 의심하지 않고 더욱 굳건한 믿음으로 나아가다 (4:19-20)

바울은 아브라함의 믿음을 구체적으로 분석합니다. “그가 백세나 되어 자기 몸의 죽은 것 같음과 사라의 태의 죽은 것 같음을 알고도 믿음이 약해지지 아니하고 믿음이 없어 하나님의 약속을 의심하지 않고 믿음으로 견고하여져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4:19-20).

아브라함은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과 아내의 상태를 정확히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 현실을 하나님의 약속보다 앞세우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성숙한 믿음입니다. 현실을 똑바로 보되, 하나님의 말씀을 더 크게 신뢰하는 것. 믿음은 현실을 왜곡하거나 무시하는 맹목이 아니라, 현실을 넘어 하나님의 능력을 붙드는 확신입니다.

여기서 ‘믿음이 약해지지 아니하고’라는 표현은 헬라어로 ‘ασθενήσας’(아스테네사스)인데, 이는 육체적 약화나 정신적 낙담을 뜻합니다. 아브라함은 자신의 믿음이 약해지지 않도록 말씀을 붙들었고, 결국 믿음이 더욱 ‘견고하여졌다’고 바울은 말합니다. ‘견고하다’(ἐνεδυναμώθη, 에네뒤나모데)는 ‘능력을 얻다’, ‘강하게 되다’는 의미로, 믿음이 약속을 붙들면서 오히려 더 강력해졌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믿음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약속을 의심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 약속에 근거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믿음은 단지 결과를 기다리는 수동적 태도가 아니라, 약속을 믿고 찬송하는 능동적 반응입니다. 믿음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며, 하나님은 그런 믿음을 기뻐하십니다.

오늘 우리가 가져야 할 믿음도 이와 같습니다. 하나님이 하신 약속이 있다면, 우리는 그 말씀을 붙들고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현실이 아무리 우리를 밀어붙이고,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처럼 보여도, 하나님은 죽은 자를 살리시며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부르시는 분이십니다. 아브라함은 그런 하나님을 믿었고, 우리는 그 믿음의 유업을 이어받은 자들입니다.

하나님께서 그의 믿음을 의로 여기시다 (4:21-22)

바울은 아브라함의 믿음의 핵심을 이렇게 요약합니다. “약속하신 그것을 또한 능히 이루실 줄을 확신하였으니 그러므로 그것이 그에게 의로 여겨졌느니라”(4:21-22).

믿음의 본질은 바로 ‘하나님은 약속하신 것을 능히 이루신다’는 확신입니다. 아브라함은 자신을 보지 않고 하나님을 보았습니다. 현실을 기준 삼지 않고, 약속하신 말씀을 기준 삼았습니다. 그는 하나님이 하신 약속을 그저 가능한 일로 여기지 않고, 반드시 성취될 일로 확신했습니다.

여기서 ‘확신하였으니’는 헬라어로 ‘πληροφορηθείς’(플레로포레데이스)로, 완전히 설득되다, 가득 차다, 전적으로 확신하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즉, 아브라함의 믿음은 흔들리는 여지가 없을 만큼 단단했고, 그의 내면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믿음이 하나님 앞에 ‘의로 여겨졌습니다.’ 이 표현은 로마서 4장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진술입니다. 하나님은 행위가 아니라 믿음을 보시고 그를 의롭다 하셨습니다. 이 칭의는 아브라함의 특별함이나 완전함에 근거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약속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믿음에 근거한 것이었습니다.

바울은 이 말씀을 통해 칭의의 본질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의롭다 하시는 기준은 우리가 얼마나 잘했는가가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하나님을 신뢰했는가에 있습니다. 믿음은 우리 안에서 무언가를 끌어내는 힘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께 시선을 고정하는 영적 반응입니다.

우리의 구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행위로 구원을 받지 않고, 믿음으로 구원을 받습니다. 그러나 그 믿음은 추상적이거나 얄팍한 것이 아니라, 아브라함처럼 약속하신 하나님께 전적으로 마음을 두는 굳건한 신뢰입니다. 그런 믿음을 하나님은 기뻐하시고, 의롭다 하십니다.

결론: 현실을 넘는 믿음, 의로움으로 나아가는 길

로마서 4장 18절부터 22절은 믿음의 실체를 아브라함의 삶을 통해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는 인간적으로는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었고, 흔들리지 않는 신뢰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그 믿음이 하나님 앞에서 의로 여겨졌습니다. 오늘 우리도 아브라함처럼 현실을 뛰어넘는 믿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죽은 자를 살리시며, 없는 것을 있는 것 같이 부르시는 분이십니다. 그 하나님을 바라보고, 약속을 의지하며 나아갈 때, 우리의 믿음도 하나님 앞에서 의로움으로 인정받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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