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경/신약로마서

로마서 16:1-2 강해, 뵈뵈를 환대하라

BibleMeditation 2025. 4. 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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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을 운반하는 여인, 교회를 섬기는 자

바울은 로마서를 마무리하면서 가장 먼저 한 여인의 이름을 언급합니다. 짧은 두 절이지만, 이 속에는 초대교회 공동체의 모습, 바울의 목회적 태도, 복음을 맡은 자의 사명과 교회를 섬기는 성도의 아름다운 그림이 담겨 있습니다. 뵈뵈라는 이 여인을 통해 우리는 교회가 어떻게 사랑으로 세워지고, 복음이 어떻게 사람을 변화시키며, 헌신의 삶이 어떻게 하나님 나라를 확장시키는지를 보게 됩니다. 복음은 특정한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이에게 맡겨진 사명입니다. 오늘 우리는 그 진리를 뵈뵈를 통해 깊이 묵상하고자 합니다.

[롬 16:1-2] 내가 겐그레아 교회의 일꾼으로 있는 우리 자매 뵈뵈를 너희에게 추천하노니 너희는 주 안에서 성도들의 합당한 예절로 그를 영접하고 무엇이든지 그에게 소용되는 바를 도와 줄지니 이는 그가 여러 사람과 나의 보호자가 되었음이라

복음을 품고 달리는 사람, 뵈뵈

로마서 16장 1절은 바울의 인사로 시작되지만, 동시에 그의 신학과 목회적 태도가 응축되어 있는 선언입니다. “내가 갱그레아 교회의 일꾼으로 있는 우리 자매 뵈뵈를 너희에게 추천하노니.” 바울은 로마 교회 성도들에게 뵈뵈라는 자매를 추천합니다. 단순히 ‘소개’한다는 수준이 아니라, 공적으로 그녀의 사역과 인격을 인정하고 그에 합당한 환대를 요청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뵈뵈는 ‘갱그레아 교회의 일꾼’이라고 소개됩니다. 헬라어 원어로 ‘디아코노스(διάκονος)’가 사용되는데, 이는 단순히 봉사자라는 뜻을 넘어서 초대교회 내에서 공적인 사역을 감당하는 직분으로도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어떤 학자들은 이 표현을 통해 뵈뵈가 여성 집사였다고 보기도 하며, 또 어떤 이들은 단지 봉사자적 성향을 가리킨다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중요한 것은 뵈뵈가 교회 안에서 구체적인 역할을 맡아 충실히 감당했다는 사실입니다.

바울은 단지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넘어, 그녀를 ‘우리 자매’라고 부릅니다. 이 표현에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의 영적 친밀함과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교회는 서로를 형제자매로 대하는 공동체입니다. 특히 여성 사역자를 향해 바울이 이렇게 공식적인 언어로 소개하고 인정했다는 점은, 초대교회가 성별에 따른 차별이 아닌, 복음의 능력 안에서 모든 이를 사역자로 세우는 공동체였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더 주목할 점은 이 뵈뵈가 로마서를 전달한 인물로 추정된다는 것입니다. 당시에는 누군가가 서신을 가지고 직접 교회 공동체를 방문해야 했고, 그 사람은 단순한 배달자가 아니라, 바울의 의도를 가장 잘 이해하고 전달할 수 있는 신실하고 믿을 만한 자였어야 합니다. 뵈뵈는 그 역할을 맡기에 충분한 영적 신뢰를 받았던 자였습니다. 다시 말해, 바울은 복음의 가장 중요한 내용을 담은 이 로마서를, 한 여성에게 맡겨 로마 교회에 전달하게 한 것입니다. 이는 바울이 여성의 지위나 능력을 낮게 보지 않았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구절이기도 합니다.

복음 안에서 환대받아야 할 자

2절에서 바울은 이렇게 덧붙입니다. “너희는 주 안에서 성도들에게 합당한 예절로 그를 영접하고 무엇이든지 그에게 소용되는 바를 도와주라.” 바울은 뵈뵈가 단지 로마서의 전달자일 뿐 아니라, 로마 교회의 환대와 지원을 받아야 할 하나님의 일꾼임을 강조합니다. 여기서 “성도들에게 합당한 예절”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예의 차원의 명령이 아닙니다. 이는 교회가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로서 갖추어야 할 영적 태도이자 책임입니다.

‘영접하다’라는 말은 헬라어 ‘프로슬람바노(προσλαμβάνω)’인데, 이는 단순히 받아주는 것을 넘어서, 마음으로 품고 따뜻하게 맞이하며 실질적으로 도와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울은 이 여인을 ‘교회의 일꾼’으로 추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교회가 그 일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지시합니다. 이는 교회의 영적 품격과도 연결됩니다. 복음의 사역자들이 교회로부터 따뜻한 환영과 실제적인 도움을 받는 것은 단지 정서적 배려가 아니라, 공동체가 복음 사역에 어떻게 동참하는지를 보여주는 영적 척도입니다.

또한 “무엇이든지 그에게 소용되는 바를 도와주라”고 덧붙입니다. 이 말은 단지 경제적인 도움이나 숙소 제공에 그치지 않습니다. 뵈뵈가 로마에서 복음의 일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로마 교회 전체가 함께 협력하라는 요청입니다. 바울은 뵈뵈의 사역이 로마에 도착한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도시에서 계속 확장되기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는 우리 교회 공동체가 어떤 자세로 선교사와 사역자들을 대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알려줍니다. 복음은 개인의 일이 아니라, 교회 전체가 함께 짊어져야 할 사명입니다. 한 사람의 헌신 뒤에는 공동체의 기도와 물질과 사랑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바울은 로마 교회가 이 점을 결코 간과하지 않기를 바랐고, 그 요청은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주어지고 있습니다.

보호자, 후원자, 격려자 뵈뵈

바울은 뵈뵈를 이렇게 평가합니다. “그는 여러 사람과 나의 보호자가 되었느니라.” 여기서 ‘보호자’라는 말은 헬라어로 ‘프로스타티스(προστάτις)’인데, 이는 후원자, 조언자, 지도자와 같은 의미를 포함한 단어입니다. 단순히 돌보는 사람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책임을 지는 자입니다. 바울이 이 표현을 썼다는 것은, 뵈뵈가 단순히 감정적 지지를 해주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녀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의 필요를 돌보고, 경제적·영적·사역적으로 구체적인 도움을 제공했던 인물이었습니다.

특히 바울 자신이 그녀의 후원을 받았다고 고백합니다. 이는 매우 놀라운 표현입니다. 바울처럼 자립적이고, 텐트메이커 사역자로서 자기를 지탱해왔던 인물이 한 여인의 보호를 받았다고 인정하는 것입니다. 바울은 자신의 사역 뒤에 있었던 수많은 무명의 동역자들을 기억하며, 그 중에서도 뵈뵈의 헌신을 높이 평가합니다. 이는 진정한 리더의 겸손이며, 복음 공동체 안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귀중한 존재인지를 보여줍니다.

초대교회는 이런 뵈뵈와 같은 사람들에 의해 실제적으로 움직였습니다. 사도만이 아니라, 그 사역을 뒤에서 도운 수많은 사람들의 기도와 사랑, 후원이 교회를 세워갔습니다. 오늘 교회가 그런 이름 없는 자들을 통해 여전히 견고히 세워져 가고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의 교회 안에도 이런 뵈뵈와 같은 분들이 계십니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지만, 복음을 위해 기도하고, 섬기고, 후원하며, 교회를 위해 수고하시는 분들. 하나님은 그 이름을 잊지 않으시고, 바울처럼 그들을 높이 평가하십니다. 우리가 그분들의 헌신을 기억하고 함께 감사를 올려드리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결론

로마서 16장 1-2절은 단지 한 여인에 대한 소개가 아니라, 복음을 맡은 자, 교회를 섬기는 자, 그리고 공동체가 어떻게 서로를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복음적 원리를 담고 있는 말씀입니다. 뵈뵈는 복음을 품고 달렸던 자이며, 교회를 섬기는 일꾼이었고, 바울의 사역을 후원한 보호자였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통해 교회를 남기지 않았지만, 자신의 삶을 통해 교회를 세워갔습니다. 오늘 우리도 뵈뵈처럼 보이는 자리에서든,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든, 복음을 위해 살아가는 인생 되기를 축복합니다. 교회는 이런 이름 없는 헌신으로 세워지며, 하나님께서는 그 이름을 결코 잊지 않으십니다.

로마서 16장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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