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경/신약로마서

로마서 13:12 강해, 어둠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으라

BibleMeditation 2025. 4. 4.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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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으라

로마서 13장 12절은 바울이 그리스도인들에게 던지는 강력한 영적 요청입니다. 복음으로 구원받은 자가 여전히 어둠 속에 머물 수 없으며, 이제는 새 시대를 준비하는 자로서 빛의 갑옷을 입고 살아가야 함을 선포합니다. 이 한 구절 속에는 종말론적 긴장감, 성도의 정체성, 그리고 실제적인 삶의 방향성이 담겨 있습니다. 바울은 이 세상의 어두움이 깊어지는 때일수록 성도는 더욱 빛 가운데로 나아가야 함을 가르칩니다.

밤이 깊고 낮이 가까웠습니다

본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밤이 깊고 낮이 가까웠으니.” 바울은 시간의 흐름을 단순히 시계의 시간으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밤’은 이 세상이 죄로 가득 찬 상태, 즉 영적으로 타락하고 하나님을 거스르는 시대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낮’은 하나님의 구원이 완성되는 때, 곧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과 함께 임할 영광스러운 날을 가리킵니다.

바울은 이 세상을 ‘밤’에 비유합니다. 어두움은 방향을 잃게 하고, 죄는 숨고 도망치며 활동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 땅은 지금 죄의 세력이 왕성한 시대이며, 하나님의 백성조차 그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도는 이 어두운 세상에 속하지 않은 자입니다. 우리는 이미 낮의 백성, 빛의 자녀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낮이 가까웠다”는 말은 종말론적 시간 인식을 반영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항상 ‘이제와 아직’ 사이에 놓여 있습니다. 이미 예수님께서 오심으로 하나님의 나라가 시작되었고, 아직 그 나라의 완전한 성취는 도래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밤의 끝’과 ‘낮의 시작’ 사이를 살아가는 자들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 깨어 있어야 합니다. 더 이상 밤에 머물며 어둠에 익숙해지는 것이 아니라, 빛이 다가옴을 알고 준비해야 합니다.

어둠의 일을 벗으라

바울은 계속해서 말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어둠의 일을 벗고.” 여기서 ‘벗는다’는 말은 헬라어 ἀποτίθημι (apotithēmi)로, ‘옷을 벗어버리다’, ‘버리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단순한 마음의 변화가 아니라 행동의 전환, 삶의 방식의 완전한 교체를 요청하는 말씀입니다. 어둠의 일을 벗는다는 것은 우리가 더 이상 죄의 옷, 세상의 방식, 육체의 정욕에 묶인 삶을 살아가지 않겠다는 결단입니다.

‘어둠의 일’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요? 바울은 이 앞뒤 문맥에서 ‘방탕과 술취함’, ‘음란과 호색’, ‘다툼과 시기’ 등으로 표현합니다(13:13). 이 모든 것은 육체가 원하는 대로 행하는 삶이며, 하나님의 뜻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바울은 그것을 단순한 실수나 유혹의 결과로 보지 않고, 철저히 ‘어둠의 일’로 규정합니다. 그리고 성도는 그것을 단호히 ‘벗어야’ 합니다.

이 명령은 수동적이지 않습니다. 바울은 “피하려고 하라”거나 “주의하라”고 하지 않고, ‘벗으라’고 명령합니다. 이는 곧 고의적이고 반복적인 죄를 끊어내는 결단을 요구하는 말씀이며, 성령 안에서 가능한 능동적 선택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연약하여 때때로 죄에 넘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방치하거나 합리화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벗어야 한다는 것이 바울의 권면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어둠 속에서 죄를 숨기며 살아가는 자가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빛을 받은 자는 더 이상 죄를 즐기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이라면 옛 삶을 과감히 벗어버려야 합니다. 그것이 회심의 증거이며, 성화의 시작입니다.

빛의 갑옷을 입으라

바울은 이어서 “빛의 갑옷을 입자”고 권면합니다. 이 표현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그는 ‘빛의 옷’이라고 하지 않고, ‘빛의 갑옷’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단순히 아름답고 고운 겉모습이 아니라, 영적 전쟁의 실체를 보여주는 표현입니다. ‘갑옷’은 전투를 위한 장비입니다. 바울은 이 세상에서 성도가 당면한 상황이 유쾌한 산책이 아니라, 치열한 전쟁임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빛의 갑옷’은 에베소서 6장에 나오는 ‘하나님의 전신 갑주’와 연결됩니다. 진리의 허리띠, 의의 흉배, 믿음의 방패, 구원의 투구, 성령의 검 등은 모두 하나님의 성품과 복음의 능력으로 무장하는 것을 상징합니다. ‘빛의 갑옷’이란 결국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인격과 삶의 방식으로 무장하는 것입니다.

‘입자’는 헬라어 ἐνδυσώμεθα (endusōmetha)로, ‘옷을 입다’, ‘무장하다’는 의미입니다. 이 또한 능동적인 행위입니다. 성도는 단지 죄를 피하거나 도망치는 자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그리스도의 성품을 갖추고, 세상의 악에 맞서 싸우는 자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입어야 할 ‘빛의 갑옷’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진실함, 겸손, 인내, 자비, 용서, 절제와 같은 그리스도의 성품이며, 성령의 열매들입니다. 이런 성품들은 이 세상과 정반대의 방향으로 흐르며, 때로는 약해 보이지만 실상은 세상의 어둠을 이기는 강력한 무기입니다.

바울은 단지 죄를 벗는 것만 말하지 않습니다. 죄를 벗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 빈자리를 선으로 채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바로 복음이 말하는 회개와 성화의 길입니다. 죄를 벗고 그리스도를 입는 것, 이것이 참된 변화입니다.

결론

로마서 13장 12절은 성도의 삶의 방향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우리는 지금 밤이 깊은 시대에 살아가고 있지만, 동시에 ‘낮이 가까운’ 종말의 시간을 향해 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이상 어둠의 일에 익숙하게 살아갈 수 없습니다. 죄를 벗어야 하며, 어둠의 습관을 단호히 끊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빛의 갑옷을 입고 살아가야 합니다. 진리로, 사랑으로, 자비와 인내로 무장하여 세상의 어둠을 비추며 살아가야 합니다. 성도 여러분, 밤은 점점 깊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주의 날은 더욱 가까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더 이상 잠잘 때가 아닙니다. 어둠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그 날을 소망하며 준비하는 우리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로마서 13장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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